서문: 주사파도 친일파도 아닌 한국 현대사

역사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다. 과거는 이런 것이었다고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이 주변 사람들을 설득하려는 혹은 그들에게 주입하려고 하는 주장 — 이것이 역사다. 특정한 과거상을 가지고 남들을 세뇌하려는 이유는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그들을 한 편으로 포섭해 자신이 속한 세력의 정당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역사는 지금 눈 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권력 투쟁의 한 장면이며 그래서 조지 오웰은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라고 말했다.

이런 주장이 대한민국에서 만큼 설득력있게 들리는 나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역사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국내 권력 투쟁, 글러벌 패권 싸움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주사파는 한국을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권 아래 두고 경제 통제, 자급자족, 인민 민주주의를 세우려 한다. 친일파는 한국이 미국과 일본의 세력권에 안에서 시장 경제, 국제 분업, 자유 민주주의를 유지해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런 정책 어젠다에 걸맞게 주사파는 일본 침략으로 조선 시대의 주체적 발전이 짓밟히고 이를 친일파 정권이 계승해서 미국의 이익에 봉사하는 체제를 수립했다고 한다. 친일파 역사에 의하면 일본은 망해서 싼 왕조 체제를 무너뜨리고 제도 개혁을 통해 시장 경제를 수립하고 경제 성장에 시동을 걸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해방 후 고도 성장이 일어났다.

주사파와 친일파 역사 중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과거에 대한 정보는 불완전하기에 상반된 주장들에 대한 완벽한 팩트 체크를 할 수 없다. 생업이 있으니 서로 다른 서술의 일관성에 대해 따져볼 시간도 별로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이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따르는 해석을 믿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물론 자기가 처한 환경에 따라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하는 역사는 달라진다.

누구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어떤 역사 해석의 타당성을 평가할 수 없다고 해서 상이한 역사 서술의 우열을 평가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남아있는 과거에 대한 정보가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그것과 더 합치하는 주장과 덜 합치하는 주장을 구별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리고 서술의 논리적 일관성은 체크할 수 있다. 이미 가짜 뉴스로 판명난 정보를 바탕으로 씌여진 혹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들로 이루어진 역사 서술을 믿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 책은 우리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 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들을 찾아 어느 쪽에 전세가 유리한지를 설명한다. 위안부는 돈 벌러 자발적으로 집을 나간 매춘부였나? 친일파의 정체는 무엇이며, 이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아 역사 발전이 꼬여 버린 건가?

이 책은 조만간 역사 전쟁에 휘말리게 될 이슈들에 대해서도 선제적인 논의를 개시한다. 농지개혁은 농업 발전과 인적 자본 축적을 위해 좋은것이었나? 1960년 이후 일인당 소득이 빠르게 증가한 게 박정희 덕인가? 민주화와 고도 성장은 별개의 사건이었나? 아니라면 어떤게 관련되어 있나?

기존의 한국 현대사는 선택적 증거를 바탕으로 비합리적 추론을 펴고 있어서 무협지나 동화와 별로 다르지 않은 구석이 적지 않다. 이 책은 이런 싸구려 역사 서술들을 넘어서 증거에 바탕을 둔 합리적 추론을 제공한다. 이 책이 제공하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역사의 진실”이 아니며 새로운 증거가 나타나면 서술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이 책은 특정 이념을 전파하거나 특정 세력을 지지하기 위해 씌여지지 않았다. 이 책에 제시된 상반된 해석들에 대한 평가 중 어떤 것은 친일파들이, 어떤 것은 주사파들이 더 좋아할 것임을 독자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내가 주장하는 내용은 사안에 따라 치우침의 방향이 다르고 그런 의미에서 균형 잡힌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모든 다른 역사 서술과 마찬가지로 주관적인 것이다. 그러나 주장의 실증적 논리적 근거를 투명하게 제시하고 있으므로 독자들은 이를 어렵지 않게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2014년 발간한 기아와 기적의 기원의 속편이다. 10년전 충분히 다루지 못했던 이슈들을 집중 조명하면서 그 때 펼쳤던 주장 중 일부를 뒤집기도 했고 비판에 대한 방어를 위한 내용도 포함시켰으며 기존의 주장을 입증해 주는 새로운 증거들도 제시했다. 이 책의 서술은 대부분 지난 10년 동안 발표한 개별 연구들을 바탕으로 한다. 비 전문가 독자들을 의식해서 기술적이 지루한 내용은 건너 뛰었으니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링크가 걸려 있는 논문들을 다운로드해서 읽어 보면 되겠다.

부산에서
차명수

채털리 부인의 애인

백낙청
경기고, 하버드를 거쳐 서울대 영문과 교수가 된 사람. 이런 엘리트가 어쩌다 남조선 주사파의 대사제로 전락했을까?

궁금해서 그의 전공이라고 알려진 D.H. Lawrence의 유명한 소설을 “채털리 부인의 애인 (Lady Chatterley’s Lover)”을 읽어 보았다. Lawrence를 전공했다고 해서 백낙청이 그의 사고 방식을 그대로 받아들였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뭔가 끌려서 전공했을 테고 학위 논문 쓰면서 큰 영향을 받았을 거다.

줄거리는 일차대전에서 부상당해 하반신을 못쓰게 된 Sir Chatterley의 부인이 사냥터 관리인과 바람난다는 얘기.

영국은 귀족, 부르조아, 노동자로 이루어진 계급 사회. 이 소설에서는 귀족 여성 (Lady Chatterley)과 노동자 남성 사이의 육체 관계를 다루면서 계급 갈등을 부각시킨다

아울러 영국 시골의 아름다운 전원과 시커먼 탄광을 대비시키면서 이 소설은 산업사회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 독자들은 탄광 노동자와 사냥터가 딸린 대저택에서 그림처럼 사는 귀족 사이의 경제적 차이도 떠올리게 된다

따라서 채털리 부인의 애인은 포르노 소설의 탈을 쓴 운동권 소설

로런스가 뿌리는 먹물의 세례를 받은 관점에서 보면 남조선 보다는 북조선이 바람직한 사회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그런데 북조선이 계급차별이 없는 사회인가? 야간에 북조선 상공에서 찍은 위성사진을 보면 엘리트가 사는 평양에만 불빛이 있다

산업화를 이루지 못한 북조선은 아름다운 자연을 잘 보존했나? 북조선에서는 산야가 헐벗어 조금만 비가 오면 물난리가 난다.

오늘날 영국 시골의 동화 속같은 풍경은 탄광업이 발전하지 않았다면 존재할 수 없다. 1700년 이후 석탄이 연료로 보급 되기 전 영국의 산림은 북한처럼 황폐했다. 17세기에 인구가 증가하면서 땔감 나무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산림황폐화로 나무 값이 상승하자 영국 사람들은 18세기 들어 어쩔 수 없이 숯 대신 지저분한 석탄을 쓰기 시작했다

석탄은 영국 산업혁명의 원동력. 영국이 19세기에 산업화하지 않았더라면 영국 농촌은 20세초에 로런스가 보았던 것 같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곳이 아니었을 것이다. 병들고 헐벗은 농민들이 우굴우굴하는 — 북조선과 별로 다르지 않은 곳이었을 것이다

이 소설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계급투쟁이 아니라 섹스를 통해 사회 갈등과 자연파괴를 막자는 것이다: “what we need is … tenderhearted fucking”

사회 계급간 성관계는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우월한 남성과 경제적 사회적으로 열위에 있는 여성 사이에서 일어나는 게 보통이다 (=미투). 이에 비해 이 소설은 사회적 약자인 여성에게 귀족 지위를 강자인 남성에게 노동자 지위를 부여해서 성관계를 맺는 두 사람 사이의 세력 균형을 맞춘다. 섹스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도록 하기 위한 교묘한 설정이다.

이런 수준의 선동에 엮여 주사파로 진화했다면 심히 안쓰런 사람이다

미투의 진원지인 더듬어 만진당과 남조선 주사파들의 사상적 뿌리는 마르크스도, 레닌도, 김일성도 아닌 영국의 철없는 3류 소설가 D.H. Lawrence인 것 같다. 그래서 남조선 주사파들은 백낙청을 떠받들고 있는건가?

로렌스+민족=백낙청
섹스+민족+계급=한 방에 가게 하는 칵테일 (바보들을)

문재인의 사악한 가스라이팅

문재인의 사악한 가스라이팅을 정면으로 들이 받는 31대 미국 대통령 허버트 후버의 증언:

“1909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았다 … 35년간 조선을 지배하면서 일본인들은 숲을 재생시켰다”

후버는 1909년과 1946년 한국을 방문했다

“When I visited in 1909 … Scarcely a tree broke the dismal landscape …. During the thirty-five years of Japanese control, They reforested the bleak hills.”

“한국 성장 기적은 왜 일어났나?”


서울대 한국경제와 K학술확산 연구센터
학술대회 기조 강연 원고
2022년 4월 8일


The Escape from Oppression and Poverty: A Developmental History of Korea 한글 요약


한국 고도 성장의 필요 조건과 충분 조건은 각각 식민 지배의 시작과 종료를 통해 마련되었다. 식민 지배로 법치와 시장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전통적 불평등을 기반으로 한 비민주 체제가 유지되었고 그래서 교육에 대한 공적 투자가 제한되었다. 해방은 농지 재분배를 촉발해서 전통적 신분 질서를 소멸시켰으며 이를 바탕으로 민주주의가 성장했는데 이는 교육에 대한 공공 투자를 확대시키고, 금융 억압을 완화시켜 인적 및 물적 자본 축적을 촉진했다. 빠른 인적 자본 축적은 기술 발전을 촉진했는데 산업 정책이 가져온 학습 효과가 기술 발전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

원고 다운로드 👇

http://naksung.re.kr/work/work1?seq=5298

지난 토요일 낙성대경제연구소에서 있었던 한 위안부 부정론자의 발표

줌 미팅에 참석해서 들었다.

위안부 부정론자란 위안부=매춘부라고 주장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사람이 하버드 로스쿨의 램지어(Mark Ramseyer). 토요일 발표한 논문의 요지는 램지어 비판자들이 틀렸다는 것이다.

내가 질문하기를 “65명의 강제 동원 증언이 있는데 그 중 허위로 밝혀진 게 몇명인가? 허위 주장의 존재를 근거로 증언이 모두 거짓이라는 램지어의 주장은 타당한가?”

  • 답은 세 명 (=이용수+김복동+길원옥); 타당한지 여부는 답하지 않음 => 세명이 거짓말했다고 해서 나머지 62명도 거짓말장이라고 말할 수 없다

또 내가 질문하기를 “램지어는 위안부도 나간 사람 중에 강제로 끌려 간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고 했는데 발표자의 생각도 같은가?”

  • 답은 두 가지 1) 그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2) 램지어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는 것.
  1. 이게 왜 안 중요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램지어 소동의 핵심이 강제 동원 여부다. 램지어가 제시한 매춘 계약의 논리는 자발적 참여라는 가정 위에 서 있는 것이다
  2. 램지어는 “한 명도 강제 동원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22년 초에 발표한 비판자들에 대한 반박문에서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Korean women were not programmatically and forcibly conscripted by Japanese soldiers in Korea into comfort station work” (p.1). 그리고 “none — none — of the women from either Japan or Korea were “drafted” by the army. (p.11) <= 세상어떤 일에 대해서건 이렇게 확실하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을듯

위안부 부정론은 낙성대경제연구소의 공식 입장이 아니며 이 연구소는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친일 클럽”이 아니라 계량경제사 연구자들의 모임이다.

연구소 멤버 중 한 사람인 나는 3월말에 위안부 부정론을 반박하고 전통적 서술을 지지하는 논문을 낙성대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 논문은 윤미향의 재정 지원을 받아 작성되지 않았음을 밝힌다

“Were Korean Girls Enslaved or Indentured into Military Brothels during WWII?””위안부들은 성노예였나 매춘부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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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paper empirically evaluates the two opposite representations of the pre-1945 Korean comfort women. Far exceeding the estimate advocated by migration view, the scale of mobilization as estimated using demographic information falls within the range proposed by slavery view. Indicating one in every four conscriptions to be coercive, Bayesian inferences from testimonial evidence suggest that claims of forced enlistment were typically reliable, which is consistent with their occurrence being not random but correlated with conscriptional idiosyncrasies. Marrying ages plunged, and childbirths surged indicating the widespread fear of abduction in the early 1940s. Health measures suggest that the sex workers fared worse than the rest of the Korean population, which is consistent with slavery view.

  • 1930년대말, 1940년대초에
  • 150,000명 정도 여성이 위안부로 나감
  • 이 중 약 40,000명은 폭력과 협박아래 강제 동원됨
  • 110,000명은 취업사기, 인신매매, 자발적 참여
  • 1940년대초 강제 동원을 피하기 위해 결혼 연령 하락, 출산율 증가
  • 위안부는 대부분 1920년대 초반생들이었는데
  • 1920년대 전반생들은 이전 또는 이후 출생 여성들에 비해 키가 작고 폐경 연령이 빠르며 좌골 신경통에 걸릴 확율이 높다
  • 결론: 위안부=성노예

허위 강제 동원 증언자는 몇 명?

2001년 나온 여성가족부 보고서에는 65명의 여성이 강제로 끌려가 위안부가 되었다고, 123명이 취업 사기, 인신 매매, 자발적 의사로 위안부가 되었다고 증언. 이는 각각 전체 증언자 188명의 35%, 65%에 해당.

65명 중 몇 명이 허위 증언자일까?

강제를 통해 위안부가 되었을 확율을 θ, 강제가 아닌 경로를 통해 위안부가 되었을 확율을 1-θ라고 하고 θ가 [0,1] 구간에서 uniform distribution을 따른다고 가정.

강제를 통해 위안부가 되었을 확율이 θ일 때 f*θ의 확율로 허위 강제 동원 주장이 나타나며 f는 [0,1] 구간에서 Beta(1,2)를 따른다고 가정. 이는 f 가 0에 가까운 값을 가질 확율이 1에 가까운 값을 가질 확율보다 크다고 가정하는 것.

Monte Carlo Markov Chain을 이용해 θ와 f를 추정해 보면 65명 중 19~20 명 정도가 허위 증언자라는 결론에 도달. 즉 강제 동원 증언의 대부분은 사실이라는 것.

f가 uniform distribution을 따른다고 가정하면 허위 증언자 수는 몇명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