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에 하층민의 생활수준은 정체했나?

아래 포스팅 (“일본 제국내 임금 격차”)에서 서울의 막노동자 실질임금 (후생비율)이 일제시대에 추세적으로 상승하지도 하락하지도 않았음을 보았다. 그런데 더 아래 포스팅 (“일제시대 하층민의 키가 자라고 있었다”) 에서는 빈곤층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행려 사망자의 키가 일제시대에 2센티미터 이상 커졌음을 보고한 연구를 소개했다. 그리고 체중도 증가했음을 보이는 증거도 제시했다.

이 둘은 모순되는 것이 아닐까? 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다면 음식물 섭취량도 증가하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키가 크고 살이 붙을 수 있단 말인가?

그 이유는 일제시대에 위생시설이 개선되고 근대의학이 도입되면서 사망률이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질병과 싸우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소모된다. 같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하더라도 질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들면 키가 크고 무게가 늘어 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실질임금이 정체했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일제시대에 하층민은 경제성장의 혜택을 입지 못했다고 말할 수 없다. 실질 임금이 불변인데 사망율이 하락해서 평균 수명이 늘었으므로 평생 소득이 증가했고 따라서 생활수준이 향상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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