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조선은 커다란 노예농장?

일제시대에 조선총독부가 조선인들을 수탈했다는 죽창 한국사학자들의 주장은 일제시대의 경제체제가 시장 경제가 아니라 명령 경제였다는 말과 같다. 명령경제(command economy)란 공산주의 체제처럼 국가가 어떤 물건을 얼마만큼 생산하고 소비할지를 결정하는 체제를 말한다. 반면 시장 경제는 생산과 소비 결정이 개인들에게 맡겨져 있는 체제를 가리킨다. 명령 경제에서는 강제 노동과 물품 배급이 이루어진다. 시장 경제에서는 자발적인, 즉 강제되지 않은 거래가 이루어 진다. 그러므로 시장경제에서는 수탈이라는 말이 성립할 수 없다.

스페인은 encomienda라고 불리는 강제 노동 제도를 통해 라틴 아메리카를 식민지로 지배했다.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점령한 뒤 cultuurstelsel이라는 제도를 도입했는데 여기에서도 강제 노동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식민지 조선은 조선총독부가 관리하는 커다란 노예 농장이 아니었다. 소비와 생산 결정은 시장 메카니즘을 통해 이루어졌다. 일제시대에 기업이나 소비자들은 조선총독부의 명령에 따라서가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제일 자신에게 득이 되는지를 생각해서 물건을 생산해서 내다 팔고 필요한 물건을 시장에서 사서 소비했다.

시장경제가 발전하면 지역간 가격 격차가 줄어든다. 상인들이 가격이 싼 곳에서 물건을 사서 비싼 곳에 내다 팔아 돈을 벌려고 하므로 원래 물가가 쌌던 곳에서는 수요가 늘어나 물건 값이 오르고 원래 물가가 비쌌던 곳에서는 공급이 늘어나 물건 값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위 그림은 지난 3 세기 동안의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의 쌀값 격차 추이를 보여 준다.* 일제 시대의 쌀값 격차는 해방 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조선 후기에는 경상도와 전라도 사이에 엄청난 쌀값 격차가 존재했었다.

즉 식민지 조선에서는 오늘날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장 경제가 작동했다. 조선총독부가 농민들에게 강제로 쌀을 생산하게 해서 필요한 만큼 일본으로 가지고 가는 그런 세상이 아니었다. 반일종족주의에 실린 논문들은 이차대전이 터지자 정부가 노동력 및 섹스 배분에 개입하기 시작했지만 그것은 시장을 완전히 대체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 아니었으며, 시장에 크게 의존했음을 보여준다.


* 쌀값 격차 = 쌀값 변이 계수 (coefficient of variation) = 경상도와 전라도 쌀 값의 표준편차를 평균으로 나눈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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